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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9조회수 : 1005

사뿐사뿐, 스승의 춤사위에 매료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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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용류 이수자 김아진 사진


진도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진도 문화의 씨앗을 뿌리는 일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진도북놀이 박관용류 김아진 이수자는 완도를 무대로 활동한다. 진도와 완도라는 지역적 경계를 허물며 고군분투할 수 있는 원동력은 단연 북놀이가 전한 ‘전율’이다. 자신이 맛본 짜릿한 신바람을 다른 이들도 경험하길 바란다. 완도문화원에서 평생교육 강사로 활동하는 그는 가능성 있는 인재가 나타나면 시간을 쪼개 가락을 전하고 “뼈를 깎아서라도 가르쳐주고 싶다”는 뜨거운 애정을 드러낸다.

완도에 있는 그를 진도북놀이에 푹 빠져 들게 만든 건 예능보유자 이희춘 명인의 영향이 컸다. 사뿐사뿐 정교한 발 디딤과 빠져들게 하는 호흡. 북과 하나 되어 움직이는 명인의 모습은 온몸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듯했다.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그날부터 진도와 완도를 오가며 진도북놀이를 익혔고 2020년 진도북놀이 박관용류 이수자가 됐다.

평소 점잖고 호방한 스승은 연습할 때만큼은 엄격하게 돌변했다. 군무에서는 열 명이 움직여도 마치 한 사람이 움직이는 것처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인의 아름다운 가락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연습, 또 연습만이 살길이었다. 고생 끝에 오른 무대에서 막상 실수를 저질렀을 때, 스승은 단 한마디의 질책 없이 따뜻하게 품어줬다. 한순간의 실수보다 그동안의 긴 노력을 봤기 때문이다.

그 지난한 시간이 김아진 이수자의 몸에 고스란히 묻어 있다. 북채를 쥔 양손에는 굳은살이 단단하게 배겼다. 허리에 북을 동여매고 리듬을 타고 뛰느라 안 아픈 곳이 없다. 그럼에도 그는 “북소리만 들으면 정신이 맑아지고 신명이 난다”며 다시 북채를 쥔다.


진도북놀이 박관용류 계보를 잇고 있습니다.
2013년 즈음 이희춘 선생님이 완도문화원에 교육을 오신 인연으로 시작했어요. 6개월은 가락을 익히고, 6개월은 무용으로 춤 선을 잡아주셨어요. 박관용류 북놀이가 여성스럽다고 하잖아요. 그래서인지 어우러지는 가락이 매우 정교해요. 지금도 춤 선을 배우러 진도에 종종 연수를 갑니다.

원래 북놀이에 관심이 있었나요?
진도북놀이를 배우기 전에 성당에서 풍물을 배웠어요. 북, 장구, 꽹과리를 다루면서 나름 이쪽에 소질이 있음을 느꼈어요. 좀 더 전문적으로 익히고 싶어 원광디지털대학교에서 타악을 전공했지요. 40대 만학도로요. 완도 중앙시장에서 장사를 했는데 저녁 일곱 시면 문을 닫고 목포에서 난타 수업도 받았어요. 집에 오면 밤 열두 시가 되더라고요. 1년 넘게 그런 생활을 하는데 몸은 힘들어도 너무 즐거웠어요. 이후 난타 자격증을 취득해 강사 생활을 하며 북놀이도 도전한 거죠. 타악을 전공해서 그런지 북놀이도 곧잘 따라 했어요.

타고난 박자 감각이 있었나 봅니다.
마냥 즐거웠습니다. 이희춘 선생님의 수업이 종료되고도 팀을 계속 끌고 갔어요. 수업 참가자 대부분 본업이 따로 있어 지속하는 게 쉽진 않았지만 우리끼리 더 이어가고 싶더라고요. 수업도, 연수도 몇 번을 주도해 진행했네요.

보이는 건 멋있어도 배우는 건 다른 영역인데요.
굿거리장단에 맞춰 회전하는 솔로 안무가 있어요. 무용이 기저에 있으면 잘되는데 저는 참 애를 먹었어요. 습득하는 방법은 연습뿐이었죠. 한편 군무할 때는 선생님이 유독 엄격해지세요. 모두 하나처럼 똑같이 돌아야 하는데 누구 하나 다르면 그냥 넘어가질 않으셨어요. 선 하나까지 맞춰 반복시키셨어요.

디테일을 중요하게 여겨서 그렇군요.
한 명이라도 은근슬쩍 뭉개는 순간 군무는 무너지니까요. 열 명이 움직여도 한 명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길 바라셨어요. 또 북을 칠 때면 채에 달린 너슬이 좌우를 오가요. 선생님은 너슬이 춤추듯 보여야 한다고 강조하셨어요. 손놀림이 점점 빨라지며 빨강·노랑·파랑 너슬이 현란하게 춤추는 것 같아야 보는 사람도 흥이 나니까요.

그렇게 열심히 북채를 쥔 흔적이 손에 고스란히 묻어 있네요. 군데군데 굳은살이 많이 배겼어요.
힘들어도 재밌어요. 굳은살이 박혀도 재미 있어 멈출 수가 없나 봐요. 북을 어깨에 메고 허리에 묶으니 허리, 무릎, 어깨 안 아픈 데가 없어요. 사지육신이 다 쑤셔도 오히려 정신은 깨끗해져요. 북소리를 듣다 보면 저도 모르게 신명이 나고 머리가 맑아지죠.

박관용류 북놀이는 여성스러운 춤사위가 특징인데, 가락에도 독특함이 있을까요?
꾸밈박이 먼저 들어가요. 보통 첫 음을 겹박으로 시작하는데 박관용류는 원박을 치기 전 ‘타닥’ 하고 빠르게 들어가야 해요. 배우는 입장에서는 이 부분을 어려워해요. 대개 ‘탁, 탁’ 치죠. 다른 북놀이보다 여러 가락이 들어가고요.

기억에 남는 무대가 있다면.
신비의 바닷길 축제할 때 모도에서 본섬까지 물길이 열려 걸어가며 북을 치거든요. 가락을 타며 바다를 걷는 자체가 참 신기했어요. 관광객들과 어우러지며 가다 보니 정말 즐거웠어요. 함께 호흡하다 보면 점차 흥이 고조되는 게 느껴져요. 그게 진도북놀이의 매력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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