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7조회수 : 887
"경찰 기본부터 다시" 외친 신임 경찰청장 대행…쇄신 성패 가를 조건은
등록된 파일이 없습니다.

잇따른 부실수사와 사건 처리 논란으로 신뢰 위기에 놓인 경찰이 대대적인 쇄신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개혁의 방향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과거처럼 사건이 터질 때마다 대책을 내놓는 데 그치지 않으려면 개혁 작업의 지속성을 확보하고 외부와 현장의 목소리를 폭넓게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 대행은 이날 실종수사 쇄신 대책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실종사건 대응 체계 전반을 점검했다. 전날 경찰청장 직무대행 1호 지시사항으로 실종수사 쇄신 대책 마련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김 대행은 취임 첫날인 지난 3일부터 쇄신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전에는 별도의 취임식 없이 전국 경찰지휘부 회의를 소집해 장윤기 사건과 제주 실종사건 등에 대해 사과하고 경찰개혁추진단 출범을 예고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첫 현장 일정으로 제주를 찾아 실종 사망한 60대 남성의 빈소를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하고, 제주시 한림읍에서 실종된 3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현장과 제주경찰청을 잇달아 찾았다.
조직 전반의 문제를 다룰 경찰개혁추진단도 출범시킨다. 범죄 대응 방식뿐 아니라 시스템과 구조적 문제, 경찰에 대한 통제와 조직문화 등을 원점에서 재점검한다는 구상이다. 잇단 사건을 계기로 드러난 문제를 개별 경찰관에 대한 문책에 그치지 않고 조직 운영 전반의 개선으로 연결하겠다는 취지다.
전문가들도 이 같은 문제 진단과 개혁 방향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추세다. 다만 실제 변화로 이어지려면 무엇보다 개혁 작업의 지속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대형 사건이나 조직의 신뢰를 흔드는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각종 태스크포스(TF)와 혁신기구를 꾸려 대책을 마련해왔다. 실제 2022년 이태원 참사 이후 출범한 경찰 대혁신 TF에서도 인사 혁신과 조직문화 개선 등이 논의됐지만,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시 대책이 현장에 얼마나 안착했는지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찰개혁추진단 역시 단기간 운영한 뒤 사라지는 한시적 기구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이철 원광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사건이 날 때마다 추진단을 운영하면 일관되고 지속 가능한 대책이 아니라 땜질식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며 "이번 경찰개혁추진단은 일시적으로 그치지 말고 지속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직 쇄신 과정에서 예상되는 내부 저항 등을 고려하면 지속적으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추진단을 어떻게 구성하느냐도 관건이다. 경찰 지휘부나 내부 인사 중심으로 개혁 방향을 결정하기보다 외부 전문가와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경찰관들이 함께 참여해야 내부 논리에 매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외부 시각을 실질적으로 반영하려면 추진단 구성에서도 외부 인사의 비중을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외부 인사를 70% 이상 포함하고, 내부 참여자 역시 간부 위주보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지구대·파출소 등 일선 경찰관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강도 높은 문책과 함께 일선 경찰관이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책임 강화에만 무게를 둘 경우 자칫 일선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최소한의 업무만 처리하는 등 방어적 행태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책임을 물을 기준과 면책 범위를 함께 구체화하는 작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바로가기]